나의 도시 '전주'는 내장산에서 모악산, 완산칠봉 까지 동쪽에서 남쪽으로 돌아 서쪽으로 삼면이 둘러싸여 있다. 선조들은 왜 이곳에 모여 살았을까? 완만한 산들이 굽이굽이 이어져 그리 높거나 크지 않아도 불어오는 습한 바람과 태풍을 막아 농사의 풍요를 가져다주고, 나쁜 기운들을 막아주는 자연의 형세는 전주 안에서 들여다보면 안락한 둥지 안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안전한 곳이 된다. 그래서 ‘완산’ 또는 온전할 전(全)을 써서 전주라고 불렸다. 온 백성이 모여 사는 온전한 마을로 옛사람들은 이곳을 사람이 살기 좋은 이상향의 터전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처럼 살기 좋은 도시는 자연과의 공생, 풍족한 먹거리에 더해 안정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둥지와 먹이를 찾아 떠나는 새들처럼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며 전주는 점차 사람과 자연모두 디딜 곳을 잃어가고 있다. 익숙했던 둥지를 떠나 겉도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온전한 보금자리, 마음의 안식처인 새로운 둥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의 정원은 이름모를 식물과 예쁘기만 한 시설이 가득한 정원이 아닌 사람들의 소망과 본래의 온전했던 우리의 터전을 그린 이상향의 공간으로써 사람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고, 포용하고, 공생하며 비로소 완성된다. 온전했던 우리의 터전인 전주가 다시금 활력을 되찾고 지친 사람과 자연 모두 공생하며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 할 수 있는 둥지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